와인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이름을 아는 와인들이 몇 가지 있는데 돔 페리뇽이 그중에 하나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스파클링 와인인 샴페인이며 와인에 관한 만화책인 신의 물방울에서도 등장한다. 이런 돔 페리뇽의 여러 제품군과 빈티지에 따른 가격 정보를 공개한다.
돔 페리뇽은 사람이다.
고급 샴페인의 대명사로 명성이 높은 돔 페리뇽 (Dom Perignon)은 사실 현대적인 샴페인병의 모습을 만들어낸 사람의 이름이다. 그는 양조업자는 아니고 현대의 기준으로는 술과는 아주 거리가 멀 것 같은 천주교 수도사였다. 그런 수도사가 샴페인의 현재를 만들게 된 이유에는 과거에는 와인을 예수의 피로 여기는 만큼 교회와 와인의 관계가 지금보다 가까웠다는 점이 있다. 또한 그가 속한 베네딕토회의 수도사들은 노동이 필수이기 때문에 양조업자는 아니지만 상파뉴에 있는 수도원 주위의 포도밭에서 포도를 키우고 와인을 만들었다. 베네딕토회의 일파인 시토회 계열의 수도원 중에서 트라피스트 수도회의 수도승들은 수도원의 지역에 맞게 맥주를 양조하는데 이들이 만드는 트라피스트 맥주 또한 좋은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이야기가 잠시 옆으로 샜지만 17세기 상파뉴의 오빌레 수도원으로 오게 된 돔 페리뇽은 샴페인의 생산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탄산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점인 병 깨짐과 코르크 빠짐을 고압을 견딜 수 있는 두꺼운 병과 철사를 이용해서 코르크를 못 나오게 막는 방법을 통해서 해결했다. 모엣 샹동에서 돔 페리뇽의 업적을 기리고 스토리텔링을 활용해서 만든 것이 샴페인 브랜드인 돔 페리뇽이다.
다양한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브랜드
돔 페리뇽의 모기업이 명품 그룹인 LVMH 모엣 헤네시 루이비통 (LVMH Moet Hennessy Louis Vuitton)이기 때문에 예술 분야와 접점이 있다. 그런 인프라와 돔 페리뇽의 이미지를 잘 접목해서 다양한 아티스트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칼 라거펠트, 데이비드 린치, 제프 쿤스 등이 있지만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2명을 꼽자면 2010년에 협업을 진행한 앤디 워홀과 2021년부터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레이디 가가이다. 최근에 함께하고 있는 레이디 가가는 국내에 한정판을 판매하고 있다.
제품군별 빈티지 소개
다른 샴페인 하우스가 엔트리 라인업으로 빈티지가 없는 N.V. (Non Vintage) 제품을 가지는 데에 반해서 돔 페리뇽은 모든 제품을 빈티지로만 생산하고 있다. 최적의 상태로 숙성된 제품들을 출시하며 각 제품당 빈티지를 3~4종류만 유지하면서 희소성을 높이고 있다. 일반 샴페인과 로제 샴페인 그리고 더 수준 높은 제품군인 플레니튜드 제품군을 만들어낸다.
빈티지 제품군
이 제품군은 샴페인 하면 상상할 수 있는 노란빛이 비치고 섬세한 거품이 올라오는 스타일이다. 현재 소개되고 있는 빈티지는 2013년과 2012년 그리고 2010년이다. 로버트 파커 빈티지 차트를 볼 때 13년과 12년은 90대 중반 점수이고 10년은 89점이다.
- 2013 빈티지 : 해당 빈티지는 포도나무에 새싹이 늦게 나와서 최종적으로 수확 시기가 상당히 늦춰졌다. 새싹은 늦게 나왔지만 여름에 햇빛이 좋아서 포도의 성장에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풀바디를 갖추면서 산미도 괜찮은 빈티지가 되었다.
- 2012 빈티지 :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에 있어 안 좋은 일이 많았던 해였다. 전년도 겨울과 당해연도 봄에 서리와 굵은 비가 내리고 여름에는 너무 강한 햇빛이 비췄으며 개화 시기에는 우박이나 한파도 몰아쳤다고 한다. 하지만 그를 극복하고 잘 자란 포도는 산미와 함께 부드러운 균형감이 좋은 샴페인으로 나왔다.
- 2010 빈티지 : 빈티지 선언을 못 할 뻔했던 해이다. 겨울에는 서리가 내렸고 봄은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았다. 여름의 온도는 그렇게 높지 않고 8월에 폭우가 내려 문제가 생길까 했지만 상당히 건조했던 환경을 해결해 주고 이틀로 그쳤기에 2010년 빈티지를 만들 수 있었다. 샴페인의 달콤함과 산미의 밸런스가 좋다.
로제 제품군
피노 누아 (Pinot Noir)의 붉은빛이 매혹적으로 발현되는 로제 샴페인은 일반 샴페인에 비해서 조금 더 힙한 느낌이 든다. 2009년, 2008년, 2006년, 2005년이 최신 출시된 빈티지이다. 빈티지 차트를 보면 08년 빈티지가 99점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09년도 90점대이고 06, 05 빈티지는 약간 아쉽게 80대 후반이다.
- 2009 빈티지 : 겨울에 간간히 눈이 내리고 봄은 따뜻했으나 비가 왔던 해였다. 습한 날씨에 곰팡이가 우려되었지만 잘 넘기고 더욱 다행스럽게도 여름에 5주 동안 화창하고 따뜻한 날씨가 이어졌다. 그래서 9월 중순에 수확을 해서 잘 익은 피노 누아를 수확했다.
- 2008 빈티지 : 2000년 이후로 최고의 빈티지로 명성이 높다. 큰 문제는 없었지만 전체적으로 일조량이 부족한 날씨가 이어졌다. 그러나 9월 들어서 날씨가 아주 따뜻해졌고 또한 바람이 지속적으로 환기를 잘 시켜줘서 포도가 아름답게 익어갔다. 결국 풍미, 산도, 감미 등 모든 것들이 격이 한 단계 올라간 로제 샴페인이 나왔다.
- 2006 빈티지 : 열탕과 냉탕을 오가는 날씨가 인상적이었다. 7월은 엄청난 더위가 오고 8월은 아주 서늘하며 또 9월은 훈훈했다. 일교차뿐만 아니라 월교차도 있어 산도가 인상적으로 올라온다. 수확 시기에 따뜻한 날씨로 귀부병이 걸릴만한 곳도 걸리지 않고 포도가 잘 익었다.
- 2005 빈티지 : 전체적으로는 덥고 건조했다. 8월의 폭염을 9월의 비가 식혀주긴 했지만 모든 포도가 다 익기에는 시간과 열기가 부족했다. 때문에 조금 더 생산량을 줄이고 소수정예로 포도를 남겨서 고품질의 포도를 수확하였다. 그로 인해 향기로운 풍미가 퍼지는 로제가 완성되었다.
플레니튜드 제품군
과거에 외노테크 (Oenotheque)라는 고급 라인이 바뀐 이름이 플레니튜드 (Plenitude)이다. 플레니튜드에는 2단계와 3단계가 있다. 2단계인 P2를 달기 위해서는 최소 15년 이상이고 일반적으로는 20년 정도 숙성된 샴페인이 이 이름을 달 수 있다. 하이엔드 라인인 P3는 최소 30년 이상은 숙성된 샴페인에게 붙는다. 지금 시장에 소개되고 있는 것은 2004년, 2003년, 2002년의 P2이고 P3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 2004 빈티지 : 무난하게 날씨가 좋은 해였던 제조 연도이다. 8월이 비교적 온도가 낮긴 했지만 그래도 이후에 따뜻한 날씨가 이어져서 잘 익은 포도를 얻을 수 있었다. 명확하면서도 섬세함이 살아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장기 숙성에서 나오는 미네랄리티가 인상적이다.
- 2003 빈티지 : 지구온난화가 몸으로 와닿았다. 따뜻해야 할 4월에 서리가 내리고 5월부터는 이례적인 폭염이 땅을 달구더니 여름은 건조함으로 가득했다. 포도들은 순식간에 익기 시작했고 미처 9월이 되기도 전에 수확을 하기 시작했다. 포도는 잘 익었으나 건조함에 수확량이 적고 충분한 시간과 일교차가 없어 복합적인 풍미도 다른 해보다는 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다른 빈티지가 가지지 못한 직선형의 매력이 있다.
- 2002 빈티지 : 월드컵의 열기가 상파뉴까지 전해졌는지 바람과 열은 충분하고 수분이 모자랐다. 가뭄 수준은 아니었기에 포도는 잘 자랐는데 모자라 물 때문에 과일 풍미는 농축되었다. 만들어진 샴페인 또한 향과 풍미가 진한 스타일이 되었다.
루미너스 제품은 병에 내장 LED 조명을 가지고 있어서 라벨이 반짝반짝 빛나는 버전이다.
기념일이나 파티에서 즐기면 좋을 샴페인
돔 페리뇽은 샴페인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 중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대표적인 샴페인이다. 인지도가 높고 가격 또한 있는 편이라서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좋은 와인으로 인식이 되어있어 기념일에 내놓으면 실패하지 않는다. 특히 루미너스 같은 경우에는 어두운 공간에서도 그 반짝임을 더 특별하게 즐길 수 있어서 파티에 더 잘 어울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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